제1장 교육과정의 개념과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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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과정의 개념과 정의 


나. 교육과정 학자들의 정의

Dewey는 교육을 '경험에 의미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이후 경험의 경로를 잘 지도 해 줄 수 있는 경험의 재구성 혹은 재조직'이고 정의하여 교육 그 자체가 끝이 없는 일이라는 점을 역설 하였다.

지금까지 교육과정에 관한 정의들은 워낙 다양하게 제안되고 있어서 이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portelli(1987)에 의하면, 교육과정 전문서적들에는 적어도 120개 이상의 교육과정 정의들이 소개되어 왔다고 한다. 실제는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정의들이 제안 되어 왔을 지도 모른다.

학자들의 정의에 들어가기 앞서 어원에서 비롯된 두가지의 극단적인 의미를 유념해야한다.

한쪽 극단에서는 교육과정을 철저히 '계획(plan)'으로 간주한다. 그것이 가르칠 내용의 체계적인 교과목일 수도 있고 계획된 경험일 수도 있으며 사회의 문화적 유산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실천하고 달성해야 할 의도한 성과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입장의 교육과정 정의들은 대부분이 처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반면에, 또 다른 극단에서는 교육과정을 '경험(experience)'으로 파악한다. 학교의 안내에 의해서 발생하였건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일어난 것이건 학습자에게 실현된 바에 초점을 둔다. 결과에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하며, 사전 계획에 따른 의도를 표현하기 보다는 실제 성과로서의 경험을 기술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으로 '처방적 입장''기술적 입장'으로 구분하여 비교해 볼 수 있다.


우선, 교육과정의 처방적 접근에 관하여 논의해 보자. '처방적'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무엇이 일어나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병원에서 처방전이 발부되고 이를 갖고 약국에서 약을 사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연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약구에서 처방전대로 약을 팔았다 해도 환자가 정말 제로 먹었는지 알 수 없다. 환자는 자신의 질환을 치료하기위해서 처방전에 따라서만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비록 교육과정 개발자는 처방을 하였으나 교사가 그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와 같다. 또한 교사는 처방하였으되 학생이 따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처방적 입장의 정의들은 현장에서 일어난 교육과정을 생생하게 반영하지못하는 제약점이 있다.


이와는 달리, 교육과정의 '기술적' 정의도 있다. 이 입장은 실제로 학교 교육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애당초의 사전 계획이나 의도보다는 교육의 과정이나 최종단계에서 학생들이 누리게 되는 갖가지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있다. 당연히 학생의 삶을 충실하게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아진다. 반면에 교육과정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사전 계획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며 극단적으로는 학습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교육과정의 유형을 목격하게 된다.


이와같이 교육과정의 처방적 입장기술적 입장은 잘 대비되고 있다. 처방적 성격의 교육과정 정의에서는 '체계적인 계획, 교과의 집합체, 의도하였거나 목표한 교육성과, 계획하고 안내한 경혐'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반면에, 기술적입장에서는 '연속적인 경험, 학생에게 일어난 경험' 등과 같은 용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순화 하자면, 오늘날 까지 제안되고 있는 대부분의 정의들은 이 양극적 입장의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었거나 아니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위의 양분법적인 구분은 이해의 편의를 도모하는 반면에 교육과정 정의들의 역동성을 제한하는 단점이 있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예시된 정의들을 좀 더 개방적 형태의 분류에 따라 재음미해 보기로 한다.


Marsh & Willis는 교육과정 정의를 아래와 같이 여덟 가지의 대표적이 묶음으로 설명하였다.


정의1 : 교육과정은 문법,읽기, 논리, 수사, 수학, 고전 등 본질적인 지식을 가장 잘 구체화하고 있는 "영속적 성격"의 교과과목을 가리킨다. 1988년 영국의 국가 교육과정 체제에서 3개의 핵심 교과와 7개의 기초 교과로 구성된 교육과정을 규정한 것은 이 용법의 좋으 보기라 할 수있다.

<비판적 논점> 그런데 이런 교육과정을 소수의 학구적 교과만으로 한정 짓는다. 공부한 것은 학습되는 것이라고 가정한다. 지식의 형태가 변화한 다면, 교과도 당연히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의2 : 교육과정은 현재 사회를 영위하는데 가장 유용한 교과들을 가리킨다.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교과들은 대부분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나 재쟁점들로 구성된다. 동시에 학생 개인이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교과를 선택할 수도있다.

<비판적 논점> 이 정의는 마치 현대적인 것이야말로 지속적이고 항상적인 성격격의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뜻을 암시하고 있다. 학생이나 학교로 하역여금 사회를 개선하거나 진보시키는 일 보다는 기존 사회에 자신을 잘 적응하도록 북돋운다.

<비판적 논점> 이 정의는 아마도 계획한 것은 모두 학습한 것이라고 가정하는 듯보인다. '계획된 학습 성과'란 가장 바람직스러운 것이 아니라 가장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된다. 계획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어난 학습성과들은 교육과정에서 제외되는가?


정의4 : 교육과정은 학교의 지도 아래 학습자들이 겪게 되는 모든 경험을 가리킨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겪는 의미의 총합이다. 불가피하게도, 이 정의 속에는 계획된 것은 물론이고 계획되지 않은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잠재적 교육과정"이란 미리 계획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당연시 해 온 규범, 의식, 규칙 등을 경험하는 것이다.

<비판적 논점> 이 정의에서는 바람직한 경험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 활동이나 경험을 동일시하게 만든다. 학교의 과업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져 버린다. 어느 경험이 학교에서 독특하게 일어난 것인가? 모든 경험을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는가?


정의5 :  교육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학습 사태 속에서 일반적인 기능과 지식을 획득할 수 있게끔 그들에게 제공된 학습 경험의 총체를 가리킨다. 수업보다는 학습을 강조하며 특히 학교 이외의 다른 학습 사태에서 일어나는 기능과 지식의 학습을 강조한다. 작업장을 포함한 모든 사태가 일반적 지식을 학습하기에 용이할 수 있다. 이 입장은 산업 조직이나 여타 직업 분야에서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비판적 논점> 이 정의는 흔히 교육과정에서의 기술적-기능주의적 접근이라는 편협한 입장으로 이끌 수 있다. 양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뿐만 아니라 고도로 명시적인 성과들을 설정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최소한의 기준 설정이나 형식의 획일성 등이 문제이다.


정의6 :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컴퓨터나 인터넷과 같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공부할 때 구성해 내는 그 무엇을 가리킨다. 분명히 이것은 현대적인 정의의이다. 컴퓨터가 어느 곳에나 있다고 가정하고 학생들은 마치 그것을 자연 경치의 일부처럼 인식한다. 새로운 컴퓨터 공학은 훨씬 더 능동적인 학습 문화를 창조해 내고 있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만의 의미를 구성해 낼 수가 있으며 쟁점을 탐색하고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있다.

<비판적 논점> 비록 가까운 장래에 학교가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되지만, 요즈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컴퓨터를 학습하는 일이 사람을 훨씬더 피동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컴퓨터로 인하여 학습이 능동적이고 구성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의7 : 교육과정은 권위에 대해 회의를 품는것이며 동시에 인간 상황에 대해 복합적인 견해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 정의는 고고대 소크라테스식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 "검증받지 않는 삶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더 나아가서 현대성에 대해 회의를 품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입장을 잇고 있다. 현대적 합리성에 대해 도전하고 예상하지 못한 것을 기꺼이 수용하며 새로운 사고방식들을 개념화려는 성향이 강하다.

<비판적 논점> 포스트 모더니즘을 단순히 회의를 품는 과정으로만 축소해 버린다면, 이 입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경험해야하며 무엇을 배워야하는지를 과연 안내해 줄 수 있을까? 자칫 지나치게 일반적이며 모호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하다는 비판을 받지는 않을까? 상대주의의 입장은?


정의8 : 교육과정은 삶의 과정에서(course of living) 학습자가 갖는 일체의 경험을 가리킨다. 이 입장은 교육과정의 개인적, 사회적 특성을 강조한다.

Pinar & Grument (1976)이 제안한 "currere"와 같은 입장으로서 개인이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판적 논점>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일과 학교에서의 일을 구분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학교만이 교육과정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지는 곳은 아니다. 학구적 경험과 일상적 경험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개인이 배워야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을 누가 선정하게 되며, 계획적 경험만큼이나 비계획적 경험도 가치가 있는가?


이와 같이 Marsh & Willis는 교육과정 정의에 암시된 '계획과 경험의 이분법적 구분'을 더욱 세분화하였다. 무엇을 계획할 것인가에 따라 정의를 구분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동의 경험도 사전 계획 여부에 따라 세분화하였다. 더 나아가, 최근에 제안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이나 컴퓨터 공학 혁명, 지구촌 시대를 반영한 정의들을 별도로 분류하여 논의 하였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지금까지의 다양한 교육과정 정의와 분류 방식들을 또 다른 방식으로 종합해 보았다. 즉, 교육과정 정의를 제안한 학자들은 이 분야의 초창기 전통주의자들로부터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겨냥한 역동적 상호작용으로서의 경험을 강조하는 입장, 그리고 교육과정의 사회적 측면에 초점을 둔 입장 등으로 다원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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